한국 내 민간 대북전단의 원조로 불리는 이민복 대북풍선단 대표는 21일 VOA에 대북 전단을 저열하다고 비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대표는 북한 주민들에게 객관적 사실을 전하는 데 주력해 왔다며 전단의 주요 내용은 “8·15 해방의 주체는 수령이 아닌 미국, 한국전쟁이 인민군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역사 등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발간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북한에 보내는 대북전단에 대해 “수준이 저열한 대북전단은 우리 자신을 부끄럽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코로나 시기에는 북한이 (중략) 전단과 풍선 속의 물품이 코로나 병균을 전파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가세돼 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북한 측 입장을 소개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과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제정해 국내 모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금지했었습니다.
이런 조치는 당시 국내외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와 접경 지역 주민들의 안전 여부 등 여러 논란을 야기했지만 전단 내용을 전직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민복 대표는 지난 20년간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북한에 보내려고 시도한 자신의 노력을 전 대통령이 폄하한 것으로 들려 매우 불편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민복 대표가 지난 2003년부터 대형 풍선을 통해 북한에 보내는 전단을 VOA가 입수해 확인한 결과 주요 내용은 ‘내가 깨달은 6·25(조국해방전쟁)전범자, 해방자, 남조선 실태’입니다.
8·15 해방과 인민군의 침공으로 시작된 한국전쟁, 미군이 아닌 동족의 보복으로 발생한 신천 대학살의 진실,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세계 10대 경제 강국인 대한민국, ‘수령이 아니라 예수 믿으세요’란 내용의 기독교 선전물이 다수입니다.
이 대표는 김정은을 돼지로 묘사하거나 이와 관련해 선정적 내용을 담는 일부 단체의 전단을 비판하는 것은 마땅하다면서도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 대북전단 살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가 지난해 공소 취소 결정을 받은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도 전단에 저급한 내용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V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