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터너 신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8일 서울에서 한국 언론들과 간담회를 갖고 “북한의 끔찍한 인권 상황에 대해 책임있는 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자신이 임기 중 집중할 분야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책임을 묻기 위한 구체적 방법의 일환으로 “미국 정부는 북한 내 인권 침해의 여러 가지 증거들을 수집해 문서화하는 노력을 가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터너 특사는 앞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영호 한국 통일부 장관을 만나 북한 인권 실태 전반에 관해 “세계 최악 수준”이라고 비판하면서 인권 침해에 대한 문책 의지를 보였습니다.
터너 특사는 “한국 정부와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고대하고 있다”며 “특히 북한 내 인권 침해 책임자들을 문책하기 위해 통일부와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터너 특사는 또 언론간담회에서 최근 우려가 커진 중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 “앞으로 있을 추가적 북송을 막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계속해서 중국 정부에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중국이 이 원칙을 명기한 유엔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에 모두 서명한 국가라는 점을 상기했습니다.
중국 정부를 압박하는 방안과 관련해선 “중국과의 양자 차원 관계 속에서 직접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터너 특사는 이와 함께 “납북자 문제는 북한 정권이 자행하는 인권 침해를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며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애쓸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터너 특사는 납북자 문제는 “강제실종이나 자의적 구금, 이동의 자유 제한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 정권이 자행하는 좀 더 체계적인 인권 침해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터너 특사는 간담회에 앞서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대표, 손명화 6·25국군포로가족회 대표, 황인철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북한에 10년째 억류된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 등을 만나 납북자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최성룡 대표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터너 특사가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유엔총회 3위원회에서 진행되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의 상호대화에서 이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최 대표는 터너 특사에게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사유에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실을 포함시킨 것처럼 한국인 납북 사실도 넣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최 대표는 터너 특사에게 전후 납북자 516명의 명단과 함께 자체적으로 입수한 평양시민 명부도 전달했습니다.
해당 명부에 따르면 전후 납북자 가운데 최소 21명이 평양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