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洑) 해체 결정 등 비상식적 물 정책이 호남권을 덮친 가뭄 피해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2일 나왔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수공)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금강·영산강 5개 보에 대한 해체와 상시 개방 결정을 내리면서 총 5280만t의 물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뭄에 대비해 최대 수위(관리 수위·평소 채우는 물의 양)로 보를 운영했을 경우 확보 가능한 물의 양과 보 개방 후 저수량을 비교한 것이다. 광주광역시 시민 146만명의 식수를 공급하는 영산강에서만 1560만t의 물이 손실됐다. 광주 시민이 40일간 쓸 수 있는 물(성인 1명이 하루 304.7L 사용 가정)이 사라진 셈이다. 작년 2월 기상청은 ‘5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발표하며 물 부족 사태를 경고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보 수문 개방을 강행한 것이다.
야당과 환경단체는 그동안 ‘4대강 재(再)자연화’를 주장하며 보 해제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준설한 뒤 수량은 늘어나고 일부 수질 지표는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좋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은 “보가 물을 묶어둔 덕분에 홍수와 가뭄 피해 걱정을 덜었다”고 했다. 4대강 사업은 강 바닥을 준설해 ‘물 그릇’을 키우고 제방을 쌓아 홍수를 막으면서 보의 가둔 물로 가뭄에 대비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는 소수력발전(1만kW 이하 수력발전)을 통해 재생에너지도 생산한다.
호남권 가뭄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4~5일 전국에 비 소식이 예보됐지만 가뭄 해갈에는 부족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번 비는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많이 내릴 것”이라며 “내륙에는 10~60㎜ 안팎으로 땅을 촉촉하게 적실 정도”라고 했다.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는 “기후변화 여파로 각국이 홍수와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한 물 그릇인 보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